“여성 징병제 사회갈등 부추길 수도”…선 그은 병무청장

입력 2023-07-05 17:26
이기식 병무청장이 5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이기식 병무청장은 5일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대책으로 여성 징병제 도입과 현역 복무기간 연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국방부 육군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여성 징집제에 대한 질문에 “시기상조인 것 같다. 더구나 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에 여성을 징병한다는 것은 사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청장은 또 현역병 복무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단축됐던 복무기간을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육군 기준 현역병 복무기간은 1993년부터 26개월을 유지해왔으나, 2003년 병역 부담 완화 차원에서 24개월로 줄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18개월로 유지되고 있다.

이 청장은 “이미 1차 병역 자원감소는 끝났고 2030년대 중반까지는 현 수준의 병역자원이 유지된다”며 “그 이후의 병역자원 감소는 ‘국방혁신 4.0’에서 추진 중인 무인화·과학화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연예인의 군 복무 면제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청장은 “병역의 의무는 국익보다는 공정이 우선”이라며 “국익 차원에서 BTS의 군 복무를 면제해줘서 이것이 선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모든 의무자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연말 BTS 멤버 진(본명 김석진)의 입대를 앞두고 국격을 높인 BTS에 병역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시 이 청장은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BTS도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연구요원·산업기능요원 등 보충역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하는 것이 병무청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을 현행 36개월에서 27개월로 단축하자는 병무청 대체복무심사위원회의 제안에 대해서는 “대체복무와 관련해 100건 넘는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다”며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고 있으며, 헌재의 결정 방향과 일치시켜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