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기 총통 유력후보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중국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추진하고 대만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현 정부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라이 후보는 4일(현지시간)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나의 계획’이라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증가하는 군사·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 최우선 순위는 실용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현상 유지’를 지지할 것이며, 이는 중화민국(대만의 정식 명칭)과 국제 사회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썼다. 또한 “나는 호혜와 존엄의 원칙에 입각한 조건 없는 대화의 가능성을 결코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권 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 후보는 현 대만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으로,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라이 후보는 차이잉원 현 총통과 마찬가지로 대만 독립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 총통은 중국 정부에 대화를 거듭 제안했으나, 중국은 차이 총통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는 분리주의자로 여기며 반발해왔다.
라이 후보는 이어 “나는 특히 훈련, 군 구조 조정, 민방위, 정보 공유에서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더 많은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후보는 군비 지출을 늘리는 등 대만의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차이 총통의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이러한 조치가 중국의 이해관계와 비용을 높여 전쟁의 위험을 줄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이 후보는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정책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