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신영균, 땅 4000평 이승만기념관 부지로 기부”

입력 2023-07-05 06:03 수정 2023-07-05 09:53
원로배우 신영균.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원로배우 신영균(95)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이 고(故)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해 본인 소유의 서울 강동구 땅 4000평(약 1만3223㎡)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여태껏 살면서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이 아직 기념관 하나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건국의 아버지를 기리는 사업에 국민으로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기증 의견을 밝히게 됐다”고 5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신 회장이 부지 기증 의사를 처음 언급한 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 회의에서였다. 이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와 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등 5명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여야 원로 및 4·19 학생 시위 주도자들이 뜻을 모아 처음 모인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 기념관 부지와 재원 마련에 대한 얘기가 오갔는데, 그러던 중 추진위원으로 참석한 신 회장이 “제가 서울 강동구에 땅 2만4000평이 있는데, 그 땅 중에 이 전 대통령이 낚시를 즐기던 한강 변 고덕동 땅 4000평이 있다. 추진위가 기념관 부지로 쓰겠다면 4000평을 모두 기증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8년 제헌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5·10 총선거에 출마한 이승만 당시 후보 전단. 미디어한국학 제공, 뉴시스

이 전 대통령 고향인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어릴 때부터 고향에서 ‘독립운동가 이승만’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자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성인이 된 뒤 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직접 뵌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참 좋은 인상으로 남은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국 전쟁 땐 미국을 참전시켜 영토를 지켜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 회장은 배우로서 당대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1960~70년대 ‘빨간 마후라’ ‘연산군’ ‘미워도 다시 한번’ 등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후 정치인(재선 국회의원)과 사업가로도 활동하며 기부에도 힘썼다. 2010년 사재 500억원을 문화예술계에 기증해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을 설립했고 2016년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10억원, 지난해 모교인 서울대 치대에 10억원을 각각 기부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