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내 모든 미장원·미용실 폐쇄하라”…연일 자유 탄압

입력 2023-07-04 23:46 수정 2023-07-04 23:52
지난 2021년 4월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미용실에서 미용사들이 고객들에게 화장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집권 중인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미장원과 미용실에 문을 닫을 것을 명령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들에게 가하고 있는 규제 조치들 가운데 가장 최근에 나온 조치다.

BBC에 따르면 아프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모든 미장원 및 미용실들에 “한 달 이내에 문을 닫으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미용실 폐쇄를 명령한 이유나 미용실이 폐쇄된 후 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재장악한 이후 아프간 여성들의 자유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탈레반은 10대 소녀들과 여성들이 교실, 체육관, 공원에 가지 못하도록 금지했고, 여성들이 국제기구인 유엔에서 일하는 것도 금지했다. 또한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눈만 드러나는 옷을 입어야 하며, 72㎞ 이상을 여행 하려면 남성 친척을 동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 2021년 9월 1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한 여성이 훼손된 창문 장식이 있는 미용실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탈레반은 지난 1996∼2001년 아프간을 집권했을 때도 미용실 폐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2001년 미국이 주도한 아프간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후 미용실들은 다시 문을 열었다. 2021년 미군 철수로 탈레반이 정권을 되찾은 뒤에도 미용실은 한동안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상점 창문을 가리고 미용실 밖에 걸리는 여성 모델의 사진에는 얼굴을 스프레이 페인트로 칠해 가린 채로 운영해야 했다.

앞서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간을 재집권한 후 카불 등 일부 지역의 이발사들에게 면도를 하거나 수염을 다듬는 서비스는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