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7세 이하(U-17) 남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21년 만의 우승 목표는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지만, 다가오는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사고를 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변성환 감독이 이끈 한국 U-17 대표팀은 2일 태국 빠툼타니에서 열린 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에 0대 3으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43분 중앙수비수 고종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뒤, 전반 추가시간에 프리킥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수적 열세 속에 2골을 더 내주며 완패했다.
변 감독은 3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한일전 결승전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며 “의도치 않게 경기의 흐름이 바뀌면서 선수들이 본인이 가진 역량을 100% 쏟아내지 못하고 경기 결과까지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에 감동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눈물 흘리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에둘러 표현했다. 이날 경기에는 전반 막판 고종현의 퇴장, 후반 38분 김명준이 상대 골키퍼와 부딪힌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은 점 등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변 감독은 “꼭 설욕전을 하고 싶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오늘 경기 운영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정상탈환에는 실패했지만, 9년 만에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또 이번 대회 4위 안에 들어 올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U-17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제자들을 향한 칭찬도 이어갔다. 그는 “팀의 철학과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능력치를 눈으로 확인했다”며 “저의 철학과 우리 팀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100점 만점 중 95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U-17 대표팀의 시선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U-17 월드컵으로 향한다.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8강(1987·2009·2019년)이다.
중앙수비수 강민우는 “꼭 이겨야 했던 경기인데 0대 3으로 져 아쉽다”면서도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진 것은 진 것이니까 잊고 월드컵 준비를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비진으로서 6경기에서 7실점 한 것이 아쉽다. 훈련을 통해 개선할 것”이라며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11월 월드컵에서는 정말 사고를 한번 쳐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변 감독도 “이번에 나온 부족한 부분들을 수정·보완해 월드컵에는 더 강한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7월 전국대회를 둘러보고 새로운 선수와 기존 선수를 점검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