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A교회는 교회학교 모든 부서의 규모는 물론이고 교육 수준에서도 전국 최고를 자랑했다. 교육 보조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도 일찌감치 운영했을 정도로 앞서가는 교회교육을 해 모든 교회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최근 이 교회 교회학교는 부서마다 재학생이 100여명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0명을 웃돌던 고등부는 100명 초반에 머물러 있으며 비슷한 시기 500명을 웃돌던 소년부도 90명대로 떨어졌다.
이 교회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 주변에 주택이 많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부모를 따라 교회에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부모가 여러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아이들의 발길도 덩달아 끊기고 있다”면서 “반등하는 걸 기대하는 게 쉽질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B교회 C 부목사도 “몇몇 교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회학교가 이렇게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인다”면서 “자녀를 교회학교에 보내야 하는 젊은 교인들이 줄어드는 게 교회학교 대폭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회학교 학생 감소세는 전국 교회가 비슷한 형편이다.
경북 구미의 D교회 E 담임목사는 “우리교회의 경우 교회학교 저학년으로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2달마다 유아 세례식을 열었는데 최근 들어 상반기와 하반기 등 1년에 두 차례 유아 세례식을 할 정도로 줄었다. 세례자 수도 대폭 감소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다음세대 정책 수립의 목표를 90년대 초중반 교회학교 황금기로 돌아가는 데 맞추면 대안을 찾을 수 없다고 조언한다.
이종철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부소장은 “대형교회의 각 교육부서 학생이 1000명을 넘던 건 30여년 전 이야기로 학령인구·기독교인이 줄어드는 현재는 다시는 실현할 수 없는 과거의 일”이라면서 “더욱이 ‘수도권 거주 30~40대’가 교회를 떠나다 보니 이들의 자녀도 자연스럽게 교회와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교육 인프라 확충 등 물량투입을 전제로 하는 고전적 방법을 지양하고 학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로 서는 가정 중심 교회교육으로 전환해야 미래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신앙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