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일본 홋카이도 여행’ 문자메시지를 ‘대국민 기만 쇼’라고 비판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도 김 부의장에게 ‘엄중 경고’를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부의장의 휴대전화 사진 한 장이 포착돼 새로운 위선의 역사를 썼다. 겉으로는 일본 때문에 온 세상이 망할 것처럼 정치 선동하면서 뒤로는 일본 여행 삼매경에 빠져 있었으니 대국민 기만 쇼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방사능 테러를 자행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나라에 유유자적 골프를 치러 놀러 가는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이 오랜 기간 보여 온 위선의 민낯이자 본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부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인과 홋카이도 여행을 의논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맛집과 쇼핑을 언급한 상대방에게 “7월 1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홋카이도 가이드께서 가능하다고 하니 비용을 보내 달라고 해 보라”는 회신을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민주당은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을 단독 표결해 채택했다. 재석 177명 중 찬성 17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된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 부의장의 문자메시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놓고 벌어진 여야 간 공방에서 국민의힘 쪽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운운하면서 북해도(홋카이도) 초밥은 안전한가. 낮에는 죽창가, 밤에는 스시인가. 이율배반이 따로 없고, 우리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김 부의장의 (문자메시지) 건을 당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본인에게는 엄중하게 경고하고, 본인의 공개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