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이어진 계부의 성폭행…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입력 2023-07-03 08:22 수정 2023-07-03 10:01

12년간 의붓딸을 성폭행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게 만든 40대 계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및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4)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각 10년간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7월 원주시 소재 아파트에서 당시 12살이던 의붓딸 B양을 두 차례 강제추행하고 그해 11월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계부 A씨는 B양이 성인이 된 뒤에도 여러 차례 추행과 성폭행을 반복했다. 지난해 7월 B양이 원룸을 얻어 따로 살기 시작한 뒤에도 찾아가 4차례나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패륜적 범죄 사실이 드러나자 B양의 모친과 그 여동생은 큰 충격에 빠졌다. 죄책감에 시달린 B양과 그의 여동생은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릴 때부터 체벌 받아 무서워하게 된 상황에서 A씨의 범행이 시작됐고, A씨는 딸의 고통을 외면한 채 십수 년간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데만 급급했을 뿐 죄의식 없이 이 사건을 줄곧 저질러왔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나이의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무방비로 범행에 노출됐다”며 “가장 안전한 안식처야 할 가정이 피해자에게 가장 위협적이고 힘겹게 싸워 생존해야 할 장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초범이고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반인륜적 범행이고 죄질이 극히 불량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와 검사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현재 이 사건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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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