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대표 브랜드 라면들이 정부 권고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줄줄이 가격을 내렸지만 실제 분식집 라면값에는 변화가 없어 소비자 체감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자영업자가 제조사에서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도매상과 식자재업체 등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인하된 가격을 소비자가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3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정부 압박에 라면과 밀가루 가격이 인하된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생산비용은 거의 변함없는 상황에서 메뉴판 가격을 내리길 바라는 손님들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난방비와 인건비 등 라면을 끓여 파는 데 다른 비용이 여전히 많이 드는데 여기에 비해 라면 가격 인하 폭은 50원 정도로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봉지라면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업체들이 출고가를 아직 조정하지 않아 분식집들은 가격 인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반발도 나온다.
실제로 분식집 생산비용 증감을 가늠할 수 있는 ‘분식 및 기타 간이음식점’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5월 155.46(2015=100)으로 전월 대비 0.7%,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9.7% 상승했다.
일례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달 28일 밀가루 가격 인하로 짜장면과 칼국수 등의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자 정작 식자재를 공급하는 유통업자들이 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있다는 반박 댓글이 달렸다. 한 회원은 “중간상인들이 가격이 올랐을 때 사둔 재고를 소진하지 못했다며 언제 내릴지 모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외식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근본적으로 식자재 유통 과정을 손보고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덜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차 본부장은 “궁극적으로 중간 유통과정을 줄이고 직거래가 활성화된 유통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