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삼만리’…고향 떠나는 광주·전남 청년층 늘어

입력 2023-07-02 12:49

광주·전남지역 미래를 이끌 청년층 역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층 인구 감소가 전체 평균의 10배 이상에 달했다.

2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의 ‘청년 인력 유출 및 지방소멸 위기 진단과 향후 과제’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광주지역 19~39세 청년 인구 감소율이 큰 폭의 증가추세다.

광주의 경우 2010~2022년 전체 인구가 0.14% 줄어든 데 비해 청년층은 10배가 넘는 1.51% 감소했다.

2020년 기준 광주지역 대졸 취업자 현황을 보면 청년층 인구감소의 배경과 구체적 원인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졸 취업자 47.8%가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은 부산, 대구, 대전 등 다른 지자체 평균 37%에 비해 10% 이상 월등히 높은 것이다.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청년층 2명 중 1명이 수도권 위주의 다른 지자체로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의 최근 지역경제 동향 분석 결과 2023년 1/4분기 인구 순 유출은 3073명으로 2021년 1/4분기 이후 3년 만에 3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9~39세 청년층이 3분의 2에 가까운 1985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가장 많은 1469명, 30대 516명 등이다.

전남지역 사정은 더 열악하다. 취업준비 또는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는 20대 청년층의 순 유출이 많이 증가하면서 올해 1/4분기 전체 인구가 803명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청년층 중심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2020년 65%에서 2047년 절반 이하인 47%로 급감해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은 전체 22개 지자체 가운데 21곳의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에 이미 진입했다. 2017년 180만 명 수준이던 전남 인구는 30년이 흐른 2047년에는 158만 명으로 22만 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전남연구원 임형섭 교수는 “지역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지역특화·성장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창업을 돕기 위한 생태계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