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저커버그, 세기의 대결 농담 아닐 수도”

입력 2023-07-02 07:3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의 이종격투기 대결을 위한 물밑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 모두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경기장 등 구체적인 대결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케이지 매치’는 농담이 아닐 수 있다”며 “두 억만장자 간 대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고, 이벤트의 조건 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양측을 각각 접촉하며 실제 대결을 성사시키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머스크와 SNS상에서 대결 문제로 다툰 뒤 화이트 회장에게 ‘머스크가 진심이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화이트 회장은 곧바로 머스크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를 치를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화이트 회장은 이후 매일 밤 양측과 따로 통화하며 격투 대결 주선에 나섰다.

화이트 회장은 지난 27일에는 자신의 SNS에 “새벽 12시 45분까지 두 사람과 통화를 했다. 둘 다 이 대결을 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대결의 대략적인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화이트 회장은 “(매치가 성사되면) 시범 경기 형태로 진행되며, UFC가 담당하진 않지만 이벤트 성사는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자선 성격의 경기가 돼야 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했고, 대결 장소로는 라스베이거스를 선호한다고 NYT는 전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에서 로마 콜로세움에서 맞붙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NYT는 “저커버그는 지난달 9kg짜리 웨이트 팩을 착용한 채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달리기, 스쿼트를 이어 하는 ‘머프’ 챌린지를 완주했다”며 그가 이미 실전 상태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평소 거의 운동하지 않는 데다 과거 스모 선수와 대결 후 큰 부상을 입었다. 다만 최근 일본 무술인 유도와 극진가라데를 연습 중이다. 머스크는 화이트 회장에게 “(경기를 위해) 체중을 하나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저커버그와의 체급적 우위도 언급했다고 한다.

화이트 회장은 “두 사람은 프로로 싸워본 적이 없고, 체급도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격투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