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신고 누락’ 대전 중구청장, 항소심서 당선무효형

입력 2023-06-30 11:26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 연합뉴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산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에게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30일 김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김 구청장에게 당선 무효형이 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형 확정과 동시에 당선이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공직자 재산 신고 경험이 많았음에도 누락한 경위가 석연치 않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세종시 농지와 임야를 매수했다는 투기 의혹 제기를 막으려 확정적 동기에 의해 계획한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내용이 대전시의 모든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점 등으로 볼 때 허위사실 공표의 정도가 약하다고 보기 어렵고, 선거에 미친 영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2021년 12월 31일 기준 재산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신규 매입한 세종시 토지의 계약금 2억여원을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재산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재산신고서의 기재 내용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여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초범이고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당선 무효가 될 정도의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선 무효형에 못 미치는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