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려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폭력 조직 수노아파 소속 조직원 39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요 가담자들 및 폭력조직을 대대적으로 구속 수사해 수노아파는 사실상 와해 수준으로 해체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수노아파 난동사건’ 수사 결과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단체 구성·활동 등 혐의로 총 9명을 구속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중 부두목급 윤모(51)씨 등 12명은 지난 2020년 10월 3박 4일간 하얏트 호텔에서 영업을 방해하고 손님을 위협하는 등 난동을 피운 혐의, 이모(23)씨 등 27명은 수노아파의 행동대원으로 가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당시 호텔 레스토랑에서 공연 중인 악단 및 손님들에게 욕설을 하며 공연 중단을 강요하고, 사우나를 전신의 문신을 드러낸 채 이용하며 투숙객과 직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텔 직원 저지에도 객실에서 흡연을 하고 조폭식으로 90도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호텔 로비를 집단 활보하는 등 행패를 부리며 시민들을 위협한 혐의다. 이들은 당시 해당 호텔을 인수한 KH그룹 배상윤 회장이 운영한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수노아파 부두목급 조직원 윤모(51)씨 등의 사주를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조직원들은 배 회장 면담 요구를 하며 호텔 데스크에서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폭력조직 간 이권다툼의 심각성을 고려해 전면 직접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수노아파 서울 합숙소, 유흥주점 등 6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그 결과 수노아파가 최근까지도 신규 조직원을 대거 모집하는 등 성매매업소, 건설업체 운영수익을 바탕으로 꾸준히 세를 확장해 온 ‘현재 진행형’ 범죄단체임을 규명해 수십명을 추가 입건해 재판에 넘겼다. 전남 목포를 기반으로 결성된 수노아파의 전체 조직원은 12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국제마피아, 택사스 등 다른 주요 폭력조직의 활동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 전국의 주요 폭력조직이 계파를 초월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속칭 ‘또래 모임’이라는 정기 회합을 통해 상호 연대를 강화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앞으로도 전국 주요 조폭의 구성원, 신규 조직원 등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수사활동을 강화하겠다”며 “시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 폭력을 끝까지 파헤쳐 직접 가담한 조직원은 물론 배후 조직까지 철저히 수사해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