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공천에서 대구·경북(TK) 의원 절반의 ‘물갈이’를 예상했다.
홍 시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대구 투자설명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 경험상 물갈이 비율이 35% 정도 돼야 국민이 쇄신 공천을 했다고 본다”며 “전국적으로 35%를 맞추려면 TK는 늘 50%를 물갈이했다. 절대 우세 지역은 50% 물갈이 공천을 해온 것이 관례다.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걱정스러운 곳은 수도권”이라며 “수도권에서 우리 인재가 고갈됐다. 그나마 남아있던 인재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다 빠졌다. 수도권의 인재 고갈(의 해법)을 어떻게 찾아갈지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나 내세운다고 해도 수도권은 당을 보고 찍어주지 않는다. 경쟁력을 가진 사람을 골라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며 “1996년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보수 정당에서 수도권 압승을 거뒀다. 2년 전부터 그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홍 시장은 ‘중진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에 대해 “그런 식으로 판을 짜는 것은 참 우습다. 3선을 했다고 해서 ‘이제 집에 가라’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것은 ‘험지로 올라오라’는 코미디다. 물갈이를 하고 싶으면 그냥 집에 가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남권 중진들 중 서울 강북으로 와 당선될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겠는가. 그런 식으로(험지 출마론으로) 공천하는 것은 모독”이라며 “지난번 공천처럼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 수도권에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 내리꽂고, 경험도 없는 사람을 보내고 ‘공천을 잘했다’고 했지만 참패했다. 김형오, 황교안 공천처럼만 안 하면 가능성이 보인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이 워낙 박빙 선거여서 대통령 취임 후에도 과거와 달리 압도적인 지지율로 출발하지 못했다. 그걸 타개할 만한 대책도 강구하지 못해 1년을 보냈다”며 “총선을 기점으로 그런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총선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권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지면 이 정부는 ‘식물정권’이 된다. 어떤 경우라도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 가용할 수 있는 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에 대해서는 “김기현 대표가 55% 이상 올리겠다고 약속했으니 한번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재밌게 보고 있다. 우리 당만 죽을 쑤고 있으면 가슴이 아픈데, 그쪽에서도 치고받고 싸우니 재미있다”고 꼬집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