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개 도살장 적발…“개 소주 만들어줘” 요청도

입력 2023-06-29 16:27
익산 불법 개 도살장 내부 사진.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 제공.

전북 익산에서 20년간 불법 도살장을 운영한 업주가 경찰에 고발됐다.

동물권단체 케어와 와치독은 29일 익산시 목천동에서 개 도축장을 불법 운영한 A씨(60대)와 자신이 키우던 개를 이곳에 넘긴 B씨(70대) 등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 개 2마리를 차에 싣고 온 뒤 단단한 전선을 개 목에 감고 토치로 불을 붙이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개들을 죽게 했다. A씨가 사용한 전선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더 목을 쪼여오는 선이었다.

B씨는 식용을 목적으로 자신이 키우던 개를 도축장에 데리고 온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이날 A씨에게 “개 소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 관계자는 “도살장 현장에는 사육 중인 개 35마리와 다수의 개 머리와 발 등이 발견됐다”며 “바닥에는 핏물이 흥건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도구 등도 발견됐다고 단체는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시행 규칙이 개정돼 개 도살 행위를 동물 학대로 처벌할 수 있는 명시적 조항이 신설됐음에도 전국 도처에서 여전히 개도살이 자행되고 있다”며 “이 같은 불법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