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벤트에서 경품이 제공된다고 해서 게임이 사행화되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28일 라마다 서울동대문에서 열린 게임물관리위원회 주최 게임정책 세미나에서 “경품 제공 조건을 다양화해서 게임 홍보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게임진흥법 28조 3호 ‘게임물 관련 사업자의 준수사항’에서는 게임 사업자가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임사는 게임의 본 이익과 무관한 일반적인 홍보 또는 판촉을 위한 경품만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부재한 게 현실이다. 다른 콘텐츠 산업계 대비 경품을 통한 마케팅 허용 범위가 극히 제한된다는 차별적 인식도 팽배하다.
일례로 게임 내 이용자 모임인 ‘길드’에서 목적 달성을 격려하는 회식을 열려다가 제동이 걸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바다이야기에서 출발한 사고”라면서 “현금성 보상만 아니라면 경품 허용 범위를 유연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게임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경품을 얻을 수 있다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유인이 더 많아진다”면서 “보상을 제공하더라도 상시적인 지급이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사행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임의 경품 제공 다양화 취지가 담긴 게임법 전부 개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30개월 가까이 계류 중이다. 이상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개정안에선 게임 내 경품 제공을 상당부분 허용하는 내용이 들어가있다. 강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경품 제공을 허용하되 사행성 우려가 큰 경우에만 금지하는 방식의 규제는 최근 규제 트렌드에 부합한다”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빨리 법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금성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업계 화두인 게임 내 가상화폐 제공 사례에 대해 그는 “예민한 이슈이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