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만 빌려줘”…200억대 제주 수입차 사기 일당 구속

입력 2023-06-28 15:50
국민일보 DB

피해자만 130여명에 피해액은 200억원에 달하는 제주 수입차 투자 사기 사건의 피의자 4명이 추가로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외제차를 살 명의를 빌려주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차량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수입차 딜러 A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사기 피해 차량을 사들인 혐의(장물취득)로 대포차판매업자 B씨 등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 딜러 2명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피해자 90여명에게 70억원 상당의 수입차 107대를 구입하도록 한 후 이를 가로챈 혐의를, B씨 등 대포차판매업자 2명은 피해자들 명의로 출고된 차량 중 일부를 매수해 대포차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캐피탈 업체를 통해 60개월 할부로 고급 수입차를 사주면 차량 할부금을 모두 대납해 주고, 출고된 차를 수출해 관세 등을 경감해 발생한 수익금 중 일부인 2000만원을 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피해자 명의로 출고한 차량들을 구매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포차 등으로 유통해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방식으로 당한 총 피해자는 모두 135명이며, 편취당한 차량은 259대에 달한다. 이들이 떠안은 피해액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를 비롯해 모두 15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 또 수배를 통해 피해 차량 90여대를 회수했다. 현재 범행을 기획한 핵심 피의자 3명 가운데 2명은 앞서 기소돼 한 명은 징역 18년, 나머지 1명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다.

박만식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사기당한 차를 결국 못 찾은 피해자 중 일부는 고가의 보험금과 자동차세를 내다 파산하기도 했다”며 “현재 검거된 조직원 외에도 가담한 모집책과 차량 인수자 등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