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구 심평원장 “건강보험 재정 낭비 줄여야… 급여 항목 재평가”

입력 2023-06-27 19:48 수정 2023-06-27 21:05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심평원 제공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원장이 “급여항목 재평가 등 낭비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이 없는지 검토하고 기준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2년 차 정책 목표 이행을 위해 국정과제 추진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심평원도 (급여 적정성) 심사평가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국민의료평가기관으로 진료비 심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등을 수행하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다. 일산 차병원 원장을 지낸 강 원장은 지난 3월 취임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문제에 대해선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원장은 “비급여 비중이 커지면 의료 보장률이 떨어진다”며 “다만 지난 정부 ‘문 케어’에서는 3800여개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한다고 했는데, 의료행위로 포함할 것인지 모호한 경계에 있는 게 많다. 전부 다 급여화할 수는 없고, 선별급여를 통해 일정 부분 본인이 주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낮춰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올해 병·의원급 의료기관 비급여 항목별 진료 비용을 오는 9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의사·한의사 단체의 첨예한 갈등이 불거진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을 두고는 말을 아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사건 상고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앞서 강 원장은 지난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급여화와 관련된 것을 앞으로 협의해야 하지 않나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중앙지법에서 공판이 진행되고 있고 법리검토가 추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주지하라”며 반발했다.

강 원장은 이날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당시에는 세부적인 내용은 모르는 상태였다”며 “환송심 판결이 확정되면 판결 취지, 사실관계 분석을 검토한 후에 기관의 역할을 검토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