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경고 조처됐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이후 선수단에 철수를 지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감독은 앞서 지난 2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불러들였다. 1-3으로 뒤진 6회초 2사 1, 2루 기회를 잡은 KT는 안치영의 우전 안타에 문상철이 홈으로 쇄도하며 만회점을 노렸다. 그러나 KIA 우익수 나성범의 송구 또한 홈을 향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을 뒤집고 아웃이 선언됐다.
판정이 번복되자 이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KIA 포수 신범수가 홈 플레이트를 막아섰다며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지 또한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심판진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정을 번복한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로 이 감독을 퇴장시켰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퇴장을 명 받은 이 감독은 공수교대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가 있던 KT 야수진에 철수하라는 듯 수신호를 보냈다. 이에 선수들은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상황은 직후 KT가 철수 조치를 거둬들이면서 종료됐다.
KBO는 감독이 어필 도중이나 후에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키는 경우 즉시 퇴장시킨다는 리그 규정을 들어 이 감독의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번처럼 원활한 경기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선 향후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위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은 이 감독은 KBO의 경고를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화나서 한마디 했다. 그게 징계 사유더라”며 “인정한다”고 말했다.
대전=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