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이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대부분에 알리지 않았다고 미국 뉴스채널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은 바그너그룹의 진격 시점·장소를 포함한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계획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수집했다”며 “그 정보는 영국 같은 특정국 고위 관리들에게만 공유됐다. NATO 회원국들과 폭넓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의 반란 계획 첩보는 기밀로 다뤄져 미국 내에서도 정부 최고위급 관리와 상·하원 지도부 모임인 ‘8인회(Gang of Eight)’에만 보고됐다. 이로 인해 유럽 고위 관리들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격에 당황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CNN은 “나토의 일부 관리들은 미국에서 정보를 공유받지 못한 사실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며 “하지만 미 정보당국은 정보원들의 안전상 위험, 정보수집 경로의 차단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도 프리고진의 반란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바그너그룹 대원들에게 무장 반란을 지시했다.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지난 24일 모스크바에서 약 200㎞ 남긴 지점까지 속전속결로 진격했다. 같은 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철수하면서 프리고진의 반란은 ‘일일천하’로 끝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바그너그룹에 장악당하기 전에 정규군을 배치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CNN에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