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인 줄 알았더니 차량절도범

입력 2023-06-27 17:18
지난 22일 제주시 오라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20대 남성 A씨가 문이 잠기지 않은 레이 승용차를 훔치기 위해 차로 접근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무면허 차량절도범이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처럼 연기하다 덜미를 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6시31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 20대 남성이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승용차가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상태에서 운전자는 없고, 사고 차량 앞에 20대 남성 A씨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 앉아 있자 행인이 뺑소니 사고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A씨는 출동한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사고 접수 2시간 만에 반전이 생겼다.

경찰이 승용차 운전자를 찾기 위해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A씨가 같은 날 사고 한 시간 전쯤 제주시 오라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레이 승용차를 훔쳐 운전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차를 훔쳐 몰던 중 유턴을 하다 도로 연석을 충격했고, 사고 직후 차가 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차에서 내려 길을 걷다 갑작스럽게 차 사고를 당한 사람처럼 행동했다.

A씨는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