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2분기 반도체 적자 8조→6~7조 감소 전망

입력 2023-06-27 16:28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 반도체 적자 폭을 다소 줄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감산 효과가 조금씩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격적 회복 흐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반기에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계 시선은 오는 28일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메모리 반도체 빅3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론의 실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가량 감소한다는 추정치를 내놓은 상태다. 여기에 중국에서 판매 금지라는 변수가 발생해 실적은 더 나빠질 수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2015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영업적자를 예측하기도 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컨센선스는 1700억원 수준이었으나, 반도체 부문의 적자 폭이 감소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전망치는 높아졌다. KB증권은 지난 23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9012억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3조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 고객들이 재고 조정을 어느 정도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조6000억원에 이르면서 회복세를 탄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반도체 적자가 2조원 미만으로 줄어들고, Z폴드5 등 폴더블폰 출시 효과로 MX사업본부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매출 5조8430억원을 올리고, 3조원가량의 영업적자를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까지 SK하이닉스의 2분기 적자 전망치는 4조원 규모가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3조원대 이하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적자 규모가 2조원대까지 줄어든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과 가격이 모두 예상보다 좋아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라는 점은 ‘밝은 미래’를 그린다. 대신증권 위민복 연구원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제품군 개선으로 평균 판매가격 하락 폭이 둔화했고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SK하이닉스 노사는 2023년 임금을 총 4.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단, 지급 시기를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시기에 맞추기로 했다. 만약 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올해를 넘기고 내년 중에 이뤄지면 올해 임금인상을 하지 않고, 임금인상분을 흑자 발생 시점에 소급해서 주는 방식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