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대표상품 신라면·새우깡 가격을 인하하고 주가를 4% 가까이 끌어올렸다. 신라면의 출고가 인하율(4.5%)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압박에 따른 가격 인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96%(1만6000원) 오른 4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40만원 안팎에서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은 신라면·새우깡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한 이날 오후 2시30분 전후부터 상승 전환했다. 장중 42만3000원에 도달해 상승률을 4.7%까지 끌어올렸다.
농심은 7월 1일부터 신라면의 출고가를 4.5%, 새우깡의 경우 6.9%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소매점 기준으로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가격은 50원, 같은 기준에서 1500원인 새우깡 가격은 100원씩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면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새우깡의 가격은 처음으로 내려갔다.
농심은 “국내 제분 회사에서 공급받는 소맥분 가격이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으로 자사의 비용 절감액은 연간 80억원 수준”이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서 라면값에 대해 “지난해 9~10월에 많이 인상됐다. 국제 밀 가격은 당시보다 현재 50% 안팎으로 내렸다.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식품값 인하 압박에서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려 주가를 높였다. 인하율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같은 동종업체의 가격 인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뚜기는 7월 중 라면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인하율은 결정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