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양육·공동체·비즈니스… 무슬림 선교 통하는 키워드

입력 2023-06-27 15:10 수정 2023-06-27 17:26
디사이플 무브먼트 네트워크 제공

‘일대일 제자 양육’ ‘공동체 사역’ ‘비즈니스’를 통해 무슬림 선교를 전략적으로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이주민 210만명 시대를 맞아 한국에서도 이 전략을 적용해 무슬림 선교를 활성화할 수 있다.

2021년 설립된 단체인 ‘디사이플 무브먼트 네트워크’(DMN·Discipleship Movement Network)는 전 세계 무슬림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자 양육 등의 선교 전략을 공유한다. 사역 현장에서 선교 전략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매달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열고 관련 서적을 제작하는 사역 등을 펼치고 있다. 다음 달 25일 ‘DMN 20차 세미나’를 준비 중인 DMN 운영진을 최근 인천 미추홀구 주안대학원대에서 만났다.

DMN을 설립한 공요셉 선교사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무슬림과 교제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을 확인했다. 공 선교사는 “당시 무슬림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화두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게 된 무슬림을 어떻게 제자 양육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며 “제자 양육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해 DMN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주성일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들은 개인적으로 사역을 잘하는데 이들의 사역을 글로 남기고 공론화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DMN은 소중한 옥들을(무슬림 사역) 엮어 더 귀한 보배가 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디사이플 무브먼트 네트워크 제공

공 선교사는 무슬림 선교의 전략적인 포인트로 ‘일대일 제자 양육’ ‘공동체 사역’ ‘비즈니스’를 꼽았다. 이들 선교가 가능해지려면 먼저 관계 형성이 돼 있어야 한다. 공 선교사는 “현지인을 양육하는 것보다 현지 리더를 발굴해 양육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며 “현지 리더는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자원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 멘토링을 받은 현지 리더가 다른 현지인을 양육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무슬림권에서 제자 양육을 할 때는 두 가정을 넘어가서는 안 되며 계속 배가 모임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승현 주안대학원대 교수는 공동체 사역을 강조했다. 그는 “무슬림은 처음부터 공동체 ‘움마’로 조직됐기에 공동체로 묶인 이들을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어렵게 복음을 받아들여도 예전의 삶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에 온 무슬림의 경우 국가보다 밀접한 ‘움마’로부터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무슬림 사역이 보다 쉽다. 주 선교사는 “무슬림이 자발적으로 한국에 와 있는 것은 좋은 기회”라며 “국내 무슬림 사역을 돕고 활성화하는 게 DMN의 목표 중 하나”라고 전했다.

비즈니스 선교를 강조한 그는 “전 세계 공통언어이자 삶의 경제 문제인 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무슬림과 관계를 여는 통로가 된다”며 “많은 이들이 생계형 이주민으로 한국에 있는데 이들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준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움마’가 형성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슬림에 대해 편견부터 갖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공 선교사는 “한국에 있는 모든 무슬림을 극단주의 무슬림으로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무조건 거부할 게 아니라 교제를 통해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먼저 다가가 대화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DMN이 주최하는 20차 세미나는 다음 달 25일 서울 송파구 중대로 은현교회에서 ‘MBB 제자 양육: 삶의 지평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강사는 파키스탄 등에서 오랫동안 사역한 팀 그린 선교사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