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평가원장 “킬러문항 없애면 외려 불수능…중상위 체감”

입력 2023-06-27 11:17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연합뉴스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7일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을 없애버리면 고난도 문항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물수능이 아니라 오히려 그걸 불수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평가원장은 이날 YTN 인터뷰에서 “초고난도 문항 자체가 없어지는 순간 수능이 가진 9등급 기본체계가 와해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킬러 문항을) 줄이면 풍선효과가 일어난다”며 “위의 것이 내려오면 그다음 단계에 있는 고난도 문항, 이것의 문항 숫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수능 자체는 상대평가이고 등급 컷이 분명히 있어야 되고 정상분포 곡선에 가깝게 학생들의 정답률이 나와줘야 되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수능 자체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항 자체가 지나치게 사전지식이 필요하거나 훈련이 필요하거나 이런 것들은 배제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한데, 지금까지도 그런 노력을 해 왔다는 것도 인식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전 평가원장은 “초고난도 문항은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수학의 경우에 주관식이 나오기도 하고 4점짜리가 나오기도 한다”며 “그런 초고난도 문항 하나를 풀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많은 시간이 요구되고 그건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많은 학생은 그 문항들을 풀지 않는다. 풀지 않는다는 건 나머지 문항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초고난도 문항을 없애버리면 고난도 문항이 늘어 중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은 체감난이도가 훨씬 올라간다”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