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마약 투약자 3억명… 10년간 23%↑

입력 2023-06-26 17:46
국민일보DB

최근 10년간 전 세계 마약 투약자가 23%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세계 마약 보고서 2023’를 발표했다.

내용을 종합하면 UNODC가 파악한 2021년 전 세계적 마약 투약자 수는 2억9600만명이다. 2011년 초 2억4000만명에서 23.3% 증가했다.

가장 흔한 마약 물질은 대마초로 조사됐다. 아편, 암페타민, 코카인, 엑스터시가 뒤를 이었다. 늘어난 마약 투약자 5600만 명 중 절반가량만 순수 인구증가에 기인했다는 게 UNODC의 설명이다.

투약자 중 마약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4000만명 규모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10년간 45%나 급증한 것이지만 치료를 받는 이들은 5명 중 1명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는 전 세계적으로 코카인 수요와 공급이 급증해 밀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코카인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 2021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코카인 투약자는 2200만명 규모로 추측했다.

UNODC는 “전 세계 코카인 시장은 미국과 서유럽, 중부 유럽에 계속 집중돼 있었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동부 유럽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합성 마약’ 기승… 아프간 마약 시장 변화도

메스암페타민(필로폰)과 펜타닐을 비롯한 합성 마약이 급증한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고통이 심한 암 환자 등에게 투약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료용 치료제지만 모르핀 80배에 달하는 강한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녀 마약으로 악용된다.

합성 마약은 다른 마약과 비교해 제조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여기에 수사 당국이 거래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아편이나 코카인과 달리 특정 재배 지역이나 주기가 따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한 해에만 북미에서 발생한 약 9만 건의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 사망 사건 중 대부분이 합성 약물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레반 통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편 생산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UNODC는 그 이유가 그만큼 합성 마약 제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봤다. 보고서는 “아편 원료인 양귀비의 80%가 생산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합성 마약으로 인해) 마약 경제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헤로인과 필로폰, 두 마약 물질 시장이 병행해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 것인지 의문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가다 왈리 UNODC 소장은 “분쟁과 글로벌 위기를 악용해 불법 마약, 특히 합성 마약 생산을 확대하는 마약 밀매 조직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