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악어’ ‘식권대장’ 창업자들, 베트남 스타트업에 투자

입력 2023-06-27 06:05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국회의사당에서 브엉 딩 후에 베트남 국회의장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민관이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초기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인 ‘더벤처스’는 베트남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15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베트남과의 경제외교의 일환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중소기업벤처부의 ‘영테크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를 찾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벤처스는 헤이딜러, 파킹스퀘어 등 국내외 150여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VC다. 최근 이 회사는 베트남에 집중투자를 위해 15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2020년부터 더벤처스는 동남아시아인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의 스타트업에 26건, 약 90억원의 투자를 해오고 있다. 해당 펀드는 한국의 창업자들을 위주로 1차 마감됐다. 대표 출자자로는 아동 돌봄 학습 플랫폼 기업 ‘째깍악어’ 초기 구성원인 박현호 문라이트파트너스 대표,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현대이지웰에 매각한 조정호 대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초기 창업 멤버였던 김휘상 전 해시드 파트너 등이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23일(현지시간) 응웬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 양자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을 필두로 중소기업벤처부도 베트남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와 현지 VC 협력 강화, 인재 영입을 위해 총력을 들이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NCC)에서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을 대상 피칭 대회인 ‘영테크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를 개최했다. 창업 인재 영입, 스타트업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이 골자다. 또 중기부는 베트남 과학기술부와 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및 인력교류를 위한 협력의향서(LOI)에 서명해 양국 협력 강화에 나선다.

민관이 이처럼 베트남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빠른 경제성장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동남아시아 가운데 가장 높은 6.4%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는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교역액이 사상 최고인 877억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기업은 베트남에 약 8800개가 진출해 있다. 예컨대, 베트남 국민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중개 거래 플랫폼 ‘오케이쎄’와 신선식품 등을 배송하는 유통 플랫폼인 ‘샤크마켓’ 등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스타트업이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에서 중소기업 오케이쎄 부스를 찾아 온라인 중고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도 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VC인 ‘두벤처스’에 따르면 2017년 스타트업에 투입된 투자액은 4440만달러(약 580억원)였는데 2018년 약 2.7배로 늘어난 7980만달러(약 1043억원)이었다. 2021년에는 2배가량 늘어난 1억4430만달러(약 1886억원)로 성장했다. 특히 사업자동화 분야와 유통 분야 스타트업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벤처스의 베트남 현지 대표펀드 매니저인 김대현 파트너는 “2023년은 베트남에서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한국의 스타트업 부흥 초기인 2010년과 유사하다. 베트남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의지가 높고 유니콘 스타트업도 5개나 등장하는 등 투자 적기다”고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