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내부에서 ‘여성안수’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여동문회 회원들은 “여성들에게도 안수를 달라”고 호소합니다. 반면 총회 지도부를 비롯한 대다수 총대는 ‘현행 유지’를 내세우며 “여성 사역자 지위 향상을 연구하자”고 말합니다.
예장합동 총회에서 여성안수 논의가 본격화된 건 1994년 예장통합 총회가 여성안수를 허락한 뒤부터였습니다. 하지만 예장합동은 “여성안수가 성경적이지 않다”는 신학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죠.
변화의 움직임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몇몇 지역 노회가 오는 9월 열리는 108회 교단 정기총회에서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는 내용의 헌의안을 상정했기 때문입니다. 헌의안이 정기총회에 상정되면 총대들은 이를 다뤄야 합니다.
여성안수 허락을 요청한 북전주노회는 “여성 군종 목사는 물론이고 교계 각 기관에서도 여성 목사를 원하고 있으며 교인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교인을 대표할 여성 지도자도 필요하다”면서 “교세 하락을 방지하고 MZ세대 전도 등 현실적인 이유로도 여성 안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헌의안의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성안수를 성경적이지 않다고 보는 교단 정서를 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시간 안에 해결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기도 합니다.
여성안수를 허락한 교단들도 고민이 없지 않습니다. 여성 목사의 활동 영역이 너무 좁기 때문이죠. 여성안수를 허락하지 않은 교단이나 허락한 교단 모두 여성 사역자를 둘러싼 고민이 있는 셈입니다.
무엇보다 여성 목사나 장로들이 활동할 장이 너무 좁다는 문제가 큽니다.
여성 목사들은 부목사로 청빙을 받는 것도, 개척하는 것도 모두 어렵습니다. 남성 친화적인 교계 정서가 이런 현실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여성 장로로 또한 교인 유권자 중 2/3 득표를 얻어야 하는데 이 벽을 넘는 게 큰 과제입니다.
여성 지도력 확산을 위해서는 총회 총대로 선출돼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습니다.
예장통합 총회는 오는 9월 열리는 108회 총회에 41명의 여성 총대가 참여합니다. 1500명 총대 중 2.7% 수준이죠. 이런 낮은 비율이 역설적이게도 이 교단이 여성안수를 허락한 이후 가장 많은 여성이 총회 총대가 된 사례입니다.
여성과 장애인 등 약자에 관한 관심이 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여성들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NCCK 산하 14개 프로그램위원회의 파송·전문위원 326명 중 여성은 83명으로 25.2%에 그쳤습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성 지도력 확산의 출발점은 여성안수에 있다는 게 여성계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물론 이는 여성들만의 의견은 아닙니다. 예장합동 총회 안에서 여성안수 허락을 요구하는 목사와 장로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교회 내 여성 교인의 비율은 60%를 웃돕니다. 여성이 대다수인데 남성만 목사·장로가 되는 현실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오는 9월 열리는 주요 교단 정기총회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