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미국에서 귀국해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당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잘못에 대한 반성문부터 쓰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아무리 엉망이라 한들 ‘이낙연 전 대표’가 대체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고 밝혔다.
또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금의환향하듯 돌아온 이 전 대표지만 그동안의 행적을 기억하는 국민 입장에선 그저 반갑지 않은 손님일 뿐”이라며 “누더기 부동산 정책과 망국적인 탈원전 정책, 근본 없는 소득주도성장 등 문 정권의 숱한 무능과 실정에서 이 전 총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며 2차 가해를 했고, 북한에 의해 피격된 우리 공무원을 향해 ‘화장’이라는 폄훼도 서슴지 않았다”며 “온갖 성비위와 내로남불, 안보불감증과 입법 폭주로 상징되는 지금의 민주당이 되기까지 이 전 대표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못다 한 책임’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 걱정하게 만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과 실정에 ‘못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이 전 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귀국 인사 자리에서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며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73주년 행사에서 이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합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 귀국 때 개딸(이재명 지지자) 낙딸(이낙연 지지자) 수박(비이재명계)의 어떤 충돌이 있으면 큰일인데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당이) 얼마나 성숙했나를 나타낸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최대의 개혁과 혁신은 단합과 강한 야당이 되는 것이다. 단합, 강한 야당이 내년 총선 승리의 길”이라며 “개딸, 낙딸, 수박을 추방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