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선두 자리를 놓친 빅테크들이 숨가쁜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3일(현지시간) ‘AWS 생성형 AI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AWS는 “AI, 머신러닝 등의 전문가들을 전 세계 고객과 연결해 새로운 생성형 AI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 및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AWS의 생성형 AI 전략 중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추가 투자도 암시했다. AWS는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회사다.
‘AWS 생성형 AI 혁신센터’는 전략팀, 데이터 과학자, 엔지니어, 솔루션 설계자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이 개발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는 헬스케어·생명과학 회사의 신약 연구·개발, 제조업체들의 산업 디자인 및 프로세스 재설계, 금융회사의 고객 개인정보·조언 제공을 도울 것이라고 AWS는 설명했다.
AWS의 계획은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점유율은 AWS 32%, MS 23%, 구글 11% 등이다. AWS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점유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MS와 구글은 나란히 상승했다.
생성형 AI의 ‘두뇌’를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들에서도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생성형 AI 가속기 ‘인스팅트 MI300X’를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엔비디아는 AI 연산에 사용되는 GPU 시장을 독식 중이다.
AMD는 향후 4년간 아일랜드에서 진행하는 AI, 데이터센터, 6G 등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1억3500만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290명 가량의 엔지니어와 연구직을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AMD는 지난해 2월 아일랜드의 팹리스 반도체회사 ‘자일링스’를 인수했다.
중국의 빅테크들도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은 ‘젠이(Zhenyi)’라고 불리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구체적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에 중국의 한 국영 연구소는 지난 3년간 중국에서 79개의 LLM을 출시하는 등 AI 알고리즘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체적인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한 국가는 4개국(미국 중국 이스라엘 한국)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