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승했다.”
재미동포 한승수(37·하나금융그룹)가 가족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우승했다.
한승수는 25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와 버디를 4개씩 주고 받아 이븐파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한승수는 2위 강경남(41·대선주조)의 추격을 6타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년 LG시그내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3년만의 통산 2승째다. 첫날 단독 선두에 오른 이후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대회 통산 13번째다.
한국오픈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2021년 이준석(호주)에 이어 2년 만이다. 공동선두조차 한 번 허용하지 않고 매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끝에 우승한 것은 1987년 이강선 이후 36년 만이다. 매 라운드 단독선두 끝에 우승한 사례는 이전 64차례 한국오픈에서 3차례 밖에 없었다
한승수는 국내 대회 우승 상금으로는 최고액인 5억 원의 상금과 5년간의 투어 카드, 아시안투어 2년 시드, 내달 20일 개막하는 최고 전통의 디오픈 출전권을 보너스로 획득했다.
한승수는 2001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최연소 기록(14세 8개월)으로 본선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02년에 미국 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당시 AJGA가 주관하는 5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수립했던 10대 최다승 기록을 뛰어 넘으며 주목을 받았다.
2009년에 프로로 전향해 캐나다, 중국, 아시안투어를 전전하다 2014년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서 활동하면서 2017년 카시오월드 챔피언십에서 1승을 거둔 뒤 2020년에 KPGA코리안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한승수는 14번홀(파4)까지 보기와 버디를 3개씩 주고 받아 5타 차 선두로 순항했다.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깊은 러프에 떨어지면서 한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세 번째샷만에 홀 8m 지점에 올린 볼을 원퍼트로 홀아웃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져 보기를 범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샷을 핀 1m 지점에 떨궈 팬서비스 차원의 버디로 대회를 마쳤다.
한승수는 “3년전 생애 첫 승 때 코로나19로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가족들 앞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걸 이뤄 기쁘다”면서 “8번홀 10m 이상 먼거리 버디 퍼트와 15번홀 8m 거리의 파세이에 성공한 것, 4라운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멘탈과 퍼트가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베테랑 강경남은 보기와 버디를 3개씩 주고 받아 이븐파를 쳐 2위(최종합계 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쳐 2위까지 주는 디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강경남은 “타수를 지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라운드에 임했는데 그대로 됐다”면서 “디오픈에 출전하겠다. 유경험자들의 조언을 많이 들어 대회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KPGA선수권대회 챔피언 최승빈(22·CJ)이 3타를 줄여 단독 3위(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에 입상했다. 1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임하며 시즌 2승에 도전했던 이재경(24·CJ)은 허리 통증으로 7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4위(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작년 대회 우승자 김민규(22·CJ)도 2타를 잃어 공동 4위에 입상했다. 이정환(32·속초아이), 이동민(38), 브랜든 존스(호주)도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천안=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