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박6일간의 프랑스·베트남 순방 일정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고, 베트남 하노이에선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직접 영어로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9분간의 영어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엑스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연설을 위해 숙소 1층에 PT 행사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연단에 오르기 직전까지 사전연습(리허설)을 반복했으며, 연설문도 PT 막판까지 직접 수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정도의 PT”라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20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진행된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선 유럽연합(EU)의 신규 무역입법 조치들로 한국 기업들이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이후 하노이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23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과 남중국해 문제 관련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을 베트남 순방에 대동한 윤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에 특히 공을 들였다. 23일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선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방산·헬스케어·식품 등 교역 분야에서 54건, 첨단산업 등 기술협력 28건, 핵심광물 등 공급망·미래협력 분야에서 29건의 MOU가 성사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MOU 중 상당히 큰 규모는 인프라 분야로, 기대하기로는 수십억 달러 정도 되는 규모”라고 말했다.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무역상담회에선 한국의 100여개 업체가 540건 이상의 상담을 통해 베트남 측과 약 5600만 달러(약 734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진하는 성과가 나왔다.
귀국 후 다시 ‘내치’에 집중하게 된 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인사 파동’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규현 국정원장을 일단 조직 안정을 위해 유임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는 것과 10개 부처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차관 인사는 29일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