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 김기인 “말파궁 맞히기/피하기는 기세싸움”

입력 2023-06-24 20:26
LCK 제공

KT 롤스터 ‘기인’ 김기인이 ‘숙적’ T1을 꺾은 소감을 밝혔다.

KT는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T1에 2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KT는 5승1패(+8)를 기록, 단독 2위가 됐다. T1은 4승2패(+4)가 돼 3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KT는 T1전 10연패 기록도 끊어냈다. KT는 2021년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대결 이후로 T1에 매번 승점을 헌납해왔다. 2021년에 1승 뒤 3연패를, 2022년에 4연패, 2023년 스프링 시즌에 3연패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불명예스런 천적 관계를 청산했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김기인은 “대 T1전 10연패를 기록 중이란 사실은 전해 들었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면서 “부담감 없이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하는 구도에서 싸울 수 있었던 게 오늘의 승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의 핵심 카드로 2세트 챔피언인 말파이트를 준비해왔다. 김기인은 “실제 경기에서 어떤 챔피언이 나올지는 모르는 것이다. 특정 챔피언 상대로 뭐를 쓸 수 있을지 생각해오는 편”이라면서 “오늘은 그렇게 생각해서 나온 게 말파이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세트 때 비장의 카드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매 한타 상황에서 궁극기 멈출 수 없는 힘을 T1 딜러들에게 맞혔다. KT는 상대 딜러들이 공중에 뜬 틈을 놓치지 않고 싸움을 전개했고, 사상자를 최소화하고서 대승을 거뒀다.

‘거석신앙’으로 시즌 4번째 POG 포인트를 받아낸 김기인은 “말파이트 궁극기 맞히기와 피하기는 기세 싸움”이라면서 “한 번 맞히면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말했다.

KT가 유독 말파이트를 잘 쓰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말파이트가 나온 모든 경기를 챙겨본 게 아니어서 다른 팀들과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우리 팀과 잘 맞거나, 나와 잘 맞는 것일 수도 있다. 쓸 때마다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연승가도에 오른 KT지만 필요 이상으로 흥을 내는 건 지양해야 한다. 이날도 2세트 때 유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싸움을 걸었다가 상대에게 쓸데없이 킬을 내줬다. 탑 다이브에서 동수 교환을 했고, 드래곤 사냥 뒤 퇴각하는 상대를 억지로 물었다가 또 의미 없이 데스를 당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인은 “유리한 상황에서 흥분해서 진 경기가 몇 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누구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 단점을 고치고,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