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빈 “DK전, 밴픽만 바꾸면 이길 거라 믿었다”

입력 2023-06-24 18:08
LCK 제공

젠지 고동빈 감독이 디플러스 기아전 승인으로 밴픽 콘셉트 변경을 꼽았다. 이날 젠지는 첫 두 세트 동안 트리스타나로 아펠리오스를 잡아먹는 그림을 그렸다가 잘 통하지 않자, 마지막 세트에서 제리 대 징크스 구도를 만들어 판세를 뒤흔들었다.

젠지는 2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디플 기아에 2대 1로 이겼다. 개막 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젠지는 6승0패(+9)를 기록해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고 감독 부임 이후 젠지는 디플 기아에 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감독은 “디플 기아는 쉽지 않은 상대”라면서 “오늘 이렇게 치고받고 한 끝에 이겨서 기쁘다”고 흡족해 했다.

젠지는 이날 1·2세트 연속으로 트리스타나·밀리오로 바텀 듀오를 구성했다. 디플 기아의 챔피언 선호도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맞춰 사전에 준비해온 전략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 성과를 내진 못했다. 특히 2세트 땐 라인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서 게임 플랜이 꼬였다.

고 감독은 “상대가 밀리오와 유미를 밴하지 않고 나눠 가져가는 구도를 선호하더라”라며 “트타·밀리오로 카운터를 쳐보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첫 세트에서 (선수들이) 힘들어 보였는데, 2세트 때도 고민 끝에 같은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젠지 선수들은 트타·밀리오 조합으로 아펠리오스·유미에 지지 않을 거란 기대를 했었다. 고 감독은 “스크림 데이터에 따르면 라인전 단계에서 충분히 반반 파밍이 가능해 보였다. 실전에서는 연습과 달리 트타·밀리오 쪽이 훨씬 힘들어하더라”라고 밝혔다.

한 세트를 내준 젠지는 블루 사이드를 선택하고, 밴픽 콘셉트를 완전히 바꿨다. 3세트에서 바이, 제리 등을 선택해서 상대 캐리라인인 바텀을 봉쇄했다. 고 감독은 “경기력만 놓고 보면 우리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밴픽의 틀을 바꾸면 (3세트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쵸비’ 정지훈에게 1·2세트 연속으로 애니를 맡겼다가 3세트 때 아리를 플레이하게 한 선택도 주효했다. 정지훈은 드래곤 한타에서 상대 주력 딜러를 잡아내 화답했다. 고 감독은 “3세트 때 바이를 1픽으로 가져왔다. 바이와 아리의 시너지 효과가 강력해서 아리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