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잃은 교회를 살릴 첫 단추, 설교”

입력 2023-06-24 17:55 수정 2023-06-24 18:29
한국선교신학회와 세뛰새KOREA 공동포럼이 24일 서울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열렸다. 포럼에서 권호 교수(가운데)가 강의를 하고 있다.

소금과 빛의 속성을 잃어버린 교회를 다시 짜고 밝게 하려면 설교가 먼저 선교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에서 열린 2023 제4차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유근재 목사) 세뛰새KOREA(대표 송창근 목사) 공동포럼에서다. 성도가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며 교회의 테두리를 넘어 공동체와 그 속의 이웃에게 다가가게 하는 첫 단추가 바로 선교적 설교라는 것.

권호(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교적 설교는 교회 안의 성도가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것을 뛰어넘어 교회 밖의 세상 속에서 복음을 말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삶으로 증언하도록 한다”며 선교적 설교의 유익을 설명했다.

권 교수는 “교회가 선교적 설교를 실천하며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때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전도와 선교의 문이 열린다”며 ‘선교적 설교의 결과 교회가 가진 재정과 인력으로 지역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살피고 치유한 사례’로 서울 송파구 좋은나무교회(이강우 목사)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좋은나무교회는 선교적 설교를 통해 ‘주는 것이 복’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지속해 전하고 실천하는 교회”라며 △지역사회 어린이와 엄마들을 위한 캠프 사역 △2013년 시작해 매월 진행되는 쪽방촌 도시락·목욕·청소 사역 △농어촌 지역 어린이 전도를 위한 방방(트램펄린) 사역 △대학생들을 위해 교수 연구실을 개방하는 아미(AMY·Acts for Million Youth) 사역 등 좋은나무교회의 활동들을 소개했다.

권호 교수(가운데)가 '선교적 설교의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방 사역은 2015년 교회 옥상에 아이들을 위한 트램펄린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농어촌 교회에도 설치해 주면 좋겠다는 교인들의 마음을 모아 시작했다. 21명의 좋은나무교회 교인들이 3개 팀을 구성해 매월 3개의 트램펄린을 설치하고 있다. 권 교수는 “방방을 설치하면 신기하게도 농촌교회에 동네 아이들이 몰려든다”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교회에 드나들며 전도가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트램펄린을 1대 설치하려면 약 400만 원이 들어간다”며 “현재 121개의 트램펄린을 농촌과 어촌에 설치했고 재원은 모두 성도들의 절기 헌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좋은나무교회 방방 사역팀이 자신들이 설치한 트램펄린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좋은나무교회 제공

좋은나무교회 이강우 목사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캄보디아 중국 등 방방이 설치된 후 교회학교가 없던 곳에 교회학교가 세워지고 어린이들이 부흥한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있다”며 “우리교회의 방방 사역이 세대잇기의 좋은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권 교수는 “선교적 설교는 본질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적용이 강한 설교다. 본질은 인류를 사랑하시고 이 땅 위에 오셔서 구속하신 삼위 하나님에 대한 강조”라며 “이때 필요한 것이 메시지 접근성 강화다. 이를 통해 성도에게는 세상으로 나가야 할 소명에 대한 강조를, 교회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복음의 수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근재 한국선교신학회 회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포럼에서는 권 교수 외에도 손경일(미국 새누리교회) 목사와 양현표(총신대) 교수가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함께하는 역동적인 교회’ ‘한국교회 생태계와 건강한 교회’를 주제로 강의했다. 한국선교신학회 유근재(주안대학원대학교 총장) 회장은 “교회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본질이 선교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참된 한국교회의 모습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선교적 교회의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고 행사의 의의를 전했다.

한국선교신학회와 세뛰새KOREA 공동포럼이 24일 서울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열렸다. 포럼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