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도 보통 강아지입니다” [개st하우스]

입력 2023-06-24 09:01
동물구조단체 팅커벨프로젝트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보통 강아지전: 개가 짖지, 그럼'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 속 주인공의 입양 상담도 겸한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동물구조단체 팅커벨프로젝트가 오운(5WN) 사진·영상 작가와 함께 ‘보통 강아지전: 개가 짖지, 그럼’ 사진전을 오는 7월 2일까지 서울 관악구의 동물책방 정글핌피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유기견 40마리의 입양 및 임시보호자 모집을 위해 마련됐다. 입장료는 무료.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정글핌피는 유기동물의 임시보호 연결을 돕는 스타트업 핌피바이러스의 플래그십스토어로, 동물 관련 출판물을 소개하는 책방이자 유기동물의 임시보호 상담소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전을 관람한 뒤 직원에게 문의하면 사진 속 유기동물의 임시보호 혹은 입양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5살 수컷 태풍이. 지난해 3월 수도권에서 포획된 유기동물이 위탁관리되는 경기도 양주 동물구조관리협회(동구협)에 입소했다. 태풍이는 안락사 대기명단에 올랐으나, 이후 팅커벨프로젝트의 도움으로 구조돼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연근이는 7살 추정 암컷. 2020년 5월 동구협에서 안락사 직전 구조돼 가족을 기다린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핌피바이러스 장신재 대표는 “유기견 상담을 하다 보니 짖거나 달려가는 등 자연스런 습성조차 ‘유기견이라 저런다’는 식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더라”며 “사람 성격이 다양하듯 동물들에게도 다양한 개성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2013년 설립한 사단법인 팅커벨 프로젝트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팅커벨이 지난 10년간 서울, 강릉, 부산 등 전국 시군보호소에서 구조해 입양 보낸 유기견은 2500마리에 달한다. 사진전에 등장하는 개들은 10㎏ 미만 소형견으로 현재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의 팅커벨 입양센터에서 보호받으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노라는 6살 추정 암컷. 2021년 8월 동구협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돼 돌봄을 받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엔젤은 3살 추정 수컷. 2021년 12월 시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앞뒀으나, 팅커벨프로젝트의 입양센터에 입소해 견생2막을 기다린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팅커벨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는 “지난 10년간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 입양을 추진하며 ‘유기견은 사회성이 부족할 것이다, 건강이 나쁠 것이다’는 오해를 늘 마주했다”며 “이번 사진전을 계기로 유기견 또한 보통 반려견과 다르지 않다는 주제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운 작가는 “지난 1년간 매주 팅커벨 보호소의 개들을 데리고 산책봉사하며 하나하나 성격을 파악한 것이 촬영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개들의 눈높이에 맞춰 바닥에 엎드리고 구르며 셔터를 누른 4000장 가운데 40장을 출품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면 작품이 담긴 기념엽서가 제공된다. 뒷면의 QR코드를 조회하면 작품 속 유기견의 체중, 성격 등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