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생 동갑내기 KT 롤스터 탑·미드라이너 간의 호흡이 심상찮다.
KT는 2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2대 0으로 완파했다. 4승1패(+6), T1과 공동 2위가 됐다.
KT는 DRX, 리브 샌드박스에 이어 디플 기아까지 잡아내면서 3연승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스프링 시즌보다 더 강해졌다고 자신한다. 5인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 시작해서다. 강한 라이너들이 정글러와 서포터의 발을 풀었고, 두 운영 축은 라이너의 활동반경을 넓히는 선순환의 고리가 생겼다.
특히 지난해 서머 시즌을 각각 7위(광동 프릭스), 8위(농심 레드포스)로 마쳐서 냉가슴을 앓았던 두 솔로 라이너의 만남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올해 ‘기인’ 김기인과 ‘비디디’ 곽보성, 두 선수의 활약상은 수준급이다. 올해 처음으로 만났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것처럼 죽이 잘 맞는다.
디플 기아전에서도 두 선수가 한 몸 같은 플레이로 킬을 만들어냈다. 1세트 15분경 김기인(퀸)이 챔피언의 긴 사거리를 활용해 ‘칸나’ 김창동(레넥톤)의 체력을 깎아놓고, 상대의 점멸 보유 유무를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곧 곽보성(탈리야)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로밍으로 킬을 만들었다. 이 플레이로 퀸의 강점인 기동력이 살아나면서 KT가 사이드 주도권을 잡았다.
공격에서만 재미를 보는 게 아니다. 수비 상황에서도 두 선수는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지난 18일 리브 샌박전 2세트 10분경에는 상대 바텀 듀오와 정글러가 라인 스와프 후 탑 다이브를 시도하자 곽보성(아지르)이 빠른 합류로 이를 막아냈다. 이때 KT의 두 선수는 역으로 ‘윌러’ 김정현(카직스)과 ‘카엘’ 김진홍(룰루)을 잡아내 큰 이득을 챙겼다.
2018년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적으로 만났던 두 선수가 한 팀에서 우승을 목표로 의기투합했다. 김기인은 곽보성의 보이지 않는 희생에 고마워했다. 그는 “곽보성이 잘하는 선수인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플레이 스타일부터가 게임 안에서 나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타입이다. 덕분에 게임을 하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로밍형 미드라이너들을 잘 다루고 또 선호해온 곽보성이기에 김기인으로선 그와 함께 플레이하는 게 편할수밖에 없다. 올해 곽보성의 모스트 원 챔피언은 탈리야(11전)다. 트위스티드 페이트(8회), 라이즈(5회)도 각각 4번째, 5번째로 많이 골랐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