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조류(녹조)경보 ‘경계’ 단계가 발효된 낙동강 칠서지점에서 녹조가 무서운 기세로 창궐하고 있다.
낙동강 곳곳에서는 이른바 ‘녹조라떼’로 불리는 걸쭉한 녹조까지 관측되고 있다.
올여름 유례없는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광범위한 녹조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낙동강 칠서지점의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 12일과 19일 1mL당 3만3499세포와 1만5220세포로 두 차례 연속 1만세포를 넘겼다.
이에 지난 8일 ‘관심’ 단계였던 녹조경보가 불과 2주 만인 22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녹조 찌꺼기는 부패하면서 강한 악취를 내뿜는다.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영남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사기도 한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이상고온으로 인한 수온 상승에 강우량 부족이 겹쳐 남조류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낙동강에서는 강정고령지점과 물금매리지점에도 녹조경보 ‘관심’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다만 환경부는 지난해에도 이맘때 녹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엔 첫 경계 단계 녹조경보 발령 시 대상이 2개 지점(강정고령과 물금매리)이었는데 올해는 1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녹조 대응책과 관련해 녹조제거용 에코로봇 2대를 칠서지점과 물금매리지점으로 재배치하고 해당 지역에 녹조제거선박 2대를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조류모니터링 횟수도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부는 녹조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야적퇴비 수거’ 작업에도 힘쓰기로 했다.
당국이 올여름 낙동강 주변의 야적퇴비 1855곳을 조사한 결과 하천부지나 제방 등 공유부지에 퇴비가 부적정하게 쌓여있는 곳이 687곳에 달했다. 이중 지난달 말까지 퇴비가 수거된 곳은 169곳에 불과했다.
강변에 퇴비가 쌓여있으면 비가 내릴 때 빗물에 퇴비가 녹아 강에 흘러들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인과 질소를 늘린다.
일부 환경 단체는 여름철 낙동강 녹조의 원인으로 보(洑)를 지목하고 있다. 녹조의 해법은 보 개방을 통한 방류라는 것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