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님이 피자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알 수 없는’ 사진을 증거로 들이밀었다는 한 사장님의 사연에 누리꾼들이 사진의 출처를 밝혀냈다. 수년 전 다른 사람 블로그에 올려졌던 사진을 가져다 쓴 것이었다.
지난 21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런 사진으로 환불요청 요구한 손님 (피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자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글쓴이는 사진 두 장을 올리면서 “머리카락 나왔다고 사진을 보내며 환불 요청한 손님이 있다”라면서 “(손님이) 보내준 사진은 (저희) 가게 피자에서 나올 수 없는 사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혹시 어딘가에 돌아다니는 사진인가 해서 (해당 사진을) 보신 분 있는지 해서 올려본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사진을 보면 피자 도우 사이에 머리카락 한 올이 깊숙이 박힌 모습이다.
글쓴이는 “(손님이) 머리카락 나온 부분을 휴지에 싸서 넣어 두었다고 하는데 찾지 못했다. 회수한 피자에도 머리카락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빵 끝부분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하는데 (손님이) 보내온 사진은 골드 체더치즈가 올라가 있고 (손님이) 주문한 피자는 에그”라면서 다시 한번 “절대 저런 사진이 나올 수 없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해당 고객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고객은 이를 피했다고 한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피자 자체가 달라 보인다” “전체 사진은 토핑이 엄청 많고 머리카락 끼인 도우 사진은 확대했다고는 해도 토핑이 안 보인다” “보내준 사진의 바닥은 유산지로 보이고 사장님네 피자는 엠보싱으로 나가는 것 같다”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한 누리꾼이 “2019년 블로그 글 사진 퍼다가 사기 친 거다. 이 블로그 안에 해당 사진이 있다”라면서 한 블로그 링크를 공유했다.
블로그 글은 2019년 9월에 작성된 것으로, ‘피자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는데 직원 응대가 불친절해서 기분이 나빴다’는 내용과 함께 머리카락이 박힌 피자 사진 세 장이 담겨 있었다.
이 중 글쓴이가 올린 사진 속 피자 모양부터 머리카락 위치까지 거의 판박이 수준인 사진이 있었다.
사진의 출처가 확인되자 글쓴이는 “어제부터 속앓이하고 억울해하며 어떻게 (증거를) 찾아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정말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이같이 드러난 ‘환불 사기’ 행각에 “정말 소름이다” “요즘 어떤 세상인데 저런 사기를…” “사장님 돈 꼭 돌려받으시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명탐정 코난이 따로 없다” “네티즌 수사대의 능력 대단하다”며 해당 블로그 글을 찾아낸 누리꾼에게 칭찬을 쏟아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