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베트남과 北 핵·미사일 대응 공조 강화”

입력 2023-06-23 14:16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수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 핵·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서 베트남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23일 오전 9시15분(현지시간·한국시간 11시15분)부터 1시간35분 동안 수도 하노이 주석궁에서 소인수 회담, 획대 회담을 차례로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주석궁 단상에서 나란히 공동 언론발표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대응 공조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은 북베트남 체제였던 1950년 북한과 먼저 수교하고 우방국 관계를 수립했다. 한국과는 1992년에야 국교를 맺었다. 이후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문화적 교류를 늘려 관계를 쌓아왔다. 트엉 주석은 이날 윤 대통령과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 핵·미사일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외교장관 회담을 연례화해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 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공고해진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방산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날 양국의 개발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20억 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 약정도 처음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27년 총 2억 달러 규모의 무상원조를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에 지원하겠다”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무상원조로 향후 10년간 3000만 달러 규모의 과학기술 공동 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