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차 뺑뺑이’ 인천서 3년간 711건 발생

입력 2023-06-23 11:12
인천시 응급의료기관별 119 응급환자 접수거부 현황. 김종배 인천시의원 제공

인천소방본부 119구급차가 지난 3년간 711건의 이른바 ‘뺑뺑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뺑뺑이는 119구급차가 병원 응급실을 찾지 못해 도로 위에서 헤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김종배 인천시의원(국민의힘·미추홀구4)은 23일 제28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정부와 인천시로부터 응급실 운영비를 연간 수억 원씩 지원받는 병원들이 응급환자를 1차 조치도 하지 않고 3년간 711건 뺑뺑이를 시켰음에도 인천시가 단 한 건의 행정조치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 상당수 병원 응급실 평가 결과 A등급을 받은 현상이 시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의 21개 의료기관별 119 응급환자 접수거부 711건을 공개했다. 발생사유는 병상부족 206건, 전문의 부재 153건, 의료장비 고장 15건, 사유파악 불가 306건 등으로 나타났다.

관련 사례 중에는 도로 한복판에서 75분간 26곳에 전화를 돌렸다는 사연 등도 포함됐다.

또 2020년부터 2년간 인천에서 응급실 도착 전 사망자가 2105명, 도착 후 사망자가 3559명에 이른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김 시의원은 “지난 3년간 뺑뺑이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입원병실이 없어도 1차 응급조치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는 생명존중 의료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병원과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시의원은 또한 119구급차의 골든타임이 늦어지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인천의 119구급차가 30분 이내 도착하는 경우는 2020년 75.17%에서 지난해 57.20%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응급실 접수거부 사례는 반드시 지양돼야 하는 만큼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응급환자 미수용 사례와 이송 사례를 꼼꼼하게 점검해 문제점을 환류시켜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며 “응급조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병원과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