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내고도 배짱…아르헨티나 “빚 상환 일정 연장 좀"

입력 2023-06-23 10:36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거액의 빚을 진 아르헨티나가 채무 상환일 조정해달라고 미국을 조르고 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IMF와의 협상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요청하는 우리 정부에 중남미 6개국 정상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브라질),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 가브리엘 보리치(칠레),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파라과이) 등 6명의 대통령 이름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사진까지 공개했다.

천문학적 인플레이션과 외환 위기로 수십년째 여러번 국가부도에 빠지며 '9번 디폴트(채무 불이행)'의 불명예 기록을 가진 아르헨티나는 현재 IMF의 440억 달러(57조원) 규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의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까지 갚기로 했던 27억 달러를 이달 말까지 유예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돈줄'인 콩과 옥수수 등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액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아르헨티나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채무자' 입장에서 이번 주 만기 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 셈이다.

아르헨티나는 IMF를 움직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지원을 청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가 워싱턴DC로 직접 가 설득을 부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창호 선임기자, 연합뉴스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