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보혜택, 본전 뽑자” 꿀팁 공유하는 중국 SNS

입력 2023-06-23 08:13
한국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중국인 유학생. 샤오홍슈 영상 캡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를 막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실제로 중국 SNS에서는 ‘한국 건강보험 활용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온라인에 따르면 틱톡, 샤오홍슈 등 중국 SNS에서 ‘한국국민보험’을 검색하면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가입 방법과 이용 팁, 병원 혜택 등 중국인 대상 정보제공 콘텐츠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가 지난 2월 샤오홍슈에 올린 영상이 이목을 모았다. 그는 “한국 국민건강보험 3월에 또 오른다는데, 기왕 오르는 거 성심성의껏 ‘양털’을 뽑아줘야지”라고 말한다. 중국 젊은 층에서 쓰는 신조어 ‘하오양마오’는 양의 털을 뽑는다는 뜻이지만 실생활에서 ‘여러 혜택을 잘 활용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로 통한다. 우리말로 치면 ‘본전 뽑는다’는 의미다.

A씨는 영상에서 “한국에 장기 체류중인 외국인은 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하지만 이 돈을 공단에 거저로 넘기지 않아야 한다”며 “2년에 한 번 무료 건강검진, 스케일링 또는 사랑니 뽑기, 한의원마사지, 병원진료 등의 혜택을 챙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중국인 유학생. 샤오홍슈 영상 캡처

또 다른 중국인 여성 B씨는 ‘한국 건보는 왜 하오양마오일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한국 치과에서는 스케일링, 사랑니 발치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 한 치과에서 스케일링과 발치를 했는데 다 합해 3만8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 싸지 않느냐?”며 영수증 사진도 공개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도 신청에 따라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건강보험료는 체류자격이 유학(D-2)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험료의 50%를 경감받는다.

건강보험 혜택을 쓸어가는 중국인들의 행태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4년 동안 중국인 가입자의 건보 누적 적자 규모는 2844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중국인 건보 가입자들은 2조2556억원의 건보료를 내면서 건보공단에서 급여 혜택으로 2조5400억원어치를 받은 것이다.

최근 샤오홍슈 앱에 게재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내문에 '한국 국민건강보험이 또 가격을 올린다고? 본전을 뽑아야겠네"라는 중국어 글귀가 쓰여 있다. 샤오홍슈 캡처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은 상호주의를 따라야 한다”면서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범위가 훨씬 넓다.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선 안 된다”며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