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내부폭발로 전원 사망

입력 2023-06-23 10:09

엄청난 구조 노력에도 타이태닉호 해저관광에 나섰던 잠수정 탑승자들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현지시간) 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심해 잠수정 ‘타이탄’에 탑승했던 5명이 출발 몇 시간만에 잠수정 내부 폭발로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지 나흘 만이다.

경비대는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이같이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

존 모거 보스턴 해안경비대 소장은 브리핑에서 "잔해물은 이 잠수정에서 비극적인 폭발이 발생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타이탄이 실종 당일 바로 폭발한 것인지, 아니면 그후 폭발한 것인지 구체적인 시점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고 모거 소장은 덧붙였다.

수색 과정에서 이틀에 걸쳐 쿵쿵거리는 수중 소음이 탐지돼 실종자들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희망이 부풀기도 했지만, 탐지된 소음과 타이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안경비대는 탑승자와 잠수정을 회수하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잠수정에는 운영회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프랑스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가 타고 있었다.

오션게이트는 성명을 내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은 뛰어난 모험 정신과 해양 탐사와 보호에 깊은 열정을 가진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고 밝혔다.

실종된 타이탄은 6.7m 길이에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해저 4천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대 나흘치 산소를 채울 수 있어 이날 오전 중 '골든타임'이 끝난 것으로 추정됐다.

잠수정 투어는 1인당 비용이 25만달러(약 3억2천5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관광 상품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