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뽑을 때 부담감이요? 전혀요. 전 사실 원거리 챔피언이 더 편해요.”
KT 롤스터 ‘기인’ 김기인이 원거리 챔피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2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디플 기아에 2대 0으로 완승했다. 3연승에 성공한 이들은 4승1패(+6)를 기록, 다시 T1과 공동 2위가 됐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기인은 “2대 0으로 깔끔하게, 빠르게 게임을 끝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1세트 접전의 여파가 2세트까지 이어졌다면서 “1세트에서 결국 우리가 이긴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2세트 때 우리가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1세트 때 퀸으로 레넥톤을 카운터 치는, 고전적이지만 난도가 높은 수를 선택했다. 한 번만 데스를 기록해도 챔피언의 강점이 사라지는 구도에서 그는 라인전을 여유 있게 잘 풀어나갔다. 탑에서 성장 차이를 벌린 KT는 1-4 스플릿 작전으로 디플 기아를 집요하게 괴롭혔고, 이를 통해 승리로 이어지는 스노우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는 자신 있게 조커 픽을 골랐다고 밝혔다. 김기인은 “퀸이란 챔피언을 옛날부터 많이 써왔다.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챔피언을 고를 때도 딱히 부담이 없었다. 초반 라인전에 집중했고, 그게 잘 풀려서 게임을 편하게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퀸 외에도 칼리스타, 루시안 등 다양한 원거리 딜러들을 탑라이너로 써왔다. 김기인은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여러 원거리 딜러들을 써봤다. 딱히 선택하는 데 부담감이 없다”면서 “나는 오히려 원거리 챔피언이 편하다. 정해놓은 구도대로 플레이하려는 성향이 이땐 내 장점이 된다”고 전했다.
3승1패로 시작한 3주 차, 올해는 다를까. 늘 여름에 강했던 KT이기에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김기인은 스프링보다 나은 서머 시즌을 자신했다. 그는 “지금 이 기세만 유지한다면 서머 시즌에도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스프링 시즌을 3위로 마쳤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기인은 “커리어를 돌이켜보면 초반에 잘 풀리던 시즌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가 중후반에 고꾸라져서 아쉬움이 남곤 했다”면서 “이번에는 기세를 끝까지 이어나가서 시즌 후반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봄에 강하고, 여름에 약한 선수는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했던 시기도 있었다. 김기인은 “나는 스프링 시즌 초반에 게임이 잘 풀리는 편이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갈수록 활약도가 떨어지곤 했던 것 같다”면서 “KT에 온 뒤로는 아직까지 그런 느낌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T의 다음 상대는 리그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히는 T1이다. 김기인은 “오랜만에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 기세를 이어나가서 다음 경기에서도 꼭 이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스프링 시즌에도 통신사 대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허무하게 져서 아쉬웠다”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