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관을 지닌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 학자들이 한국에 모여 각자의 소명의식을 공유하고,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동대학교(최도성 총장)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경북 포항시 학교의 김영길그레이스스쿨에서 ‘2023 INCHE 아시아-오세아니아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콘퍼런스에는 미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4개국 150여명의 기독교 고등 교육기관 관계자와 기독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2박 3일간 서로 나눈 교제는 학계에 몸담은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일상에 충실히 임하자는 다짐으로 귀결됐다.
콘퍼런스 주 강사로 나선 미국의 신학자 J 리처드 미들턴(68) 박사는 이번 콘퍼런스를 “학술적 토론에 그치지 않고 신앙의 삶 적용에 초점을 두고 기독 학자들에게 필요한 소명의식은 무엇이며, 어떻게 서로 연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며 “무엇보다 세계 각지에서 참석해 다양성 차원에서도 그 의미가 컸다”고 회고했다.
미들턴 박사는 미 로버츠웨슬리안대학교 노스이스턴신학교에서 기독교 세계관과 성서 주해를 담당한다. 그는 콘퍼런스 기간 ‘고등교육에서의 크리스천의 비전’을 주제로 2개의 강연을 진행했다.
미들턴 박사는 이틀에 걸친 강연에서 “성스럽지만 거창한 종교 행위가 아닌 일상 속에서 소명 의식을 갖고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우리가 세상에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방법은 ‘성스러운’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하나님이 창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학생들의 ‘멘토’가 돼준다면, 또 다른 학자들과 충실히 협업한다면, 우린 하나님의 고귀한 형상으로서 맡겨진 소명을 다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하나님의 몸 된 우리는 공동체로 모여 축복의 통로가 돼야 한다”며 “각 연구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들턴 박사 외에도 각국에서 모인 기독학자 및 고등교육 관계자들은 ‘기독학자들:정체성 형성과 공동체 구축’을 주제로 44건의 사례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기독학자로서 각자가 지닌 정체성을 공유했다. 이번 모임을 토대로 전 세계 기독 대학이 서로 연대해 만들어나갈 공동체의 방향성을 두고 열띤 토론도 했다. 또 참가자들은 콘퍼런스 기간 매일 아침 함께 ‘공동체 성경 읽기(Public Reading of Scripture)’ 시간도 가졌다.
최도성 총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크리스천 학자와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서로 확인하고, 진정한 고등교육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며 “콘퍼런스에서 느낀 감동과 기쁨을 누리는 것에서 나아가 진정한 삶의 변화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기독교 고등교육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INCHE는 1975년 처음 발족해 미국에 본부를 뒀다. 매년 세계 각지의 고등교육 관계자와 기독학자들이 모여 기독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한동대 주관으로 개최됐다.
포항(경북)=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