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자청 클린스만 “많이 배운 4경기… 빨리 결과 가져오겠다”

입력 2023-06-22 17:20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부임 후 4차례 A매치에서 아직 승리가 없는 클린스만호가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각오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선 2번의 국가대표 소집과 4차례 평가전에 대한 자체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등 코치진 5명이 모두 동참했다.

A매치 종료 후 감독과 코치진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 이후에도 기자회견을 원했으나 당시 축구협회의 ‘기습 사면’ 논란이 일면서 무산됐다.

이날의 화두는 ‘첫 승 실패’였다. 클린스만호는 3월 콜롬비아(무)-우루과이(패), 6월 페루(패)-엘살바도르(무) 경기에서 총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6월 A매치는 에이스 손흥민의 스포츠 탈장 수술 후 회복, ‘철벽’ 김민재의 기초군사훈련,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 속에서 치른 가운데, 엘살바도르 전에서는 정규시간 종료를 3분 남기고 동점골을 허용하며 첫 승을 놓쳤다.

외국인 감독 중 A매치 4경기 무승은 처음이라는 지적에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 몰랐다.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4경기를 치르면서 좋은 경기력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골문 앞에서의 결정력을 높여야 하고, 수비적으로는 엘살바로드전처럼 끝나기 3분 전에 실점하는 모습도 나와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임 후 현재까지 소회에 대해서는 “3개월간 K리그, 한국 선수들, 군대 시스템, 협회까지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며 “내년 1월 중요한 국제대회 아시안컵도 인지하고 있고, 상대팀 분석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어초크 수석코치는 “손흥민의 수술, 수비진의 부상에 따른 변화가 있었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확인할 기회였다 생각한다”면서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쉬웠다. 박스 안에서의 결정력, 수비 조직력, 세트피스 등을 보완하면서 아시안컵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 상주하며 해외파를 점검해 온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는 “김민재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얼마나 성장하고, 빠르게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들을 확인했다”며 “한 명의 사례지만, 그런 부분들이 지난 2번의 대표팀 소집에서 부족했던 부분 아니었나 생각한다. 강한 정신력을 다른 선수들에게 전파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빌드업’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선보인 것과 달리, 클린스만호의 축구가 모호하다는 지적에는 ‘공격축구’를 언급하면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수가 전방에서 압박하고, 수비라인을 높이 올려 압박하는 공격축구를 선호하지만, 이는 체력이 상당히 소모되기 때문에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며 “내 축구 철학보다는 함께 하는 선수들과 코치들이 어떤 걸 선호하는지에 따라 기량을 100%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도와 조합을 고민하고 있음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2명의 스트라이커를 세웠을 때 서로에 대한 이해도, 움직임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배웠다” “이강인은 더 이상 교체로 들어오는 선수가 아니다. 팀적으로도 다른 스타일이 됐다” “황희찬은 3월에 부상으로 못 왔지만 6월에는 팀의 활력소가 됐다”는 사례도 들었다.

그러면서 “어떤 선수들과 조합을 맞추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며 “‘이게 우리 축구’라는 건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점점 뚜렷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