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 여아가 갑자기 차도로…“나도 모르게 몸을 던졌다”

입력 2023-06-22 15:45
경일대 정현태 총장이 22일 최재호 군에게 선행상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경일대 제공

“아이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몸을 던졌습니다”

경북 경산의 경일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 차도로 뛰어 든 4살 여자아이를 구했다.

22일 경일대에 따르면 선행의 주인공은 상담심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재호(19)군이다.

최 군은 지난 16일 정오 등교를 하던 중 학교 앞 왕복 2차선 도로 맞은편에서 주행 중인 트럭을 확인하지 못하고 차도로 뛰어든 A양(4·여)을 발견하고 곧바로 몸을 던졌다.

최 군은 A양을 안고 트럭을 피해 도로 밖으로 넘어졌다. 넘어지면서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 군의 본능적인 행동으로 A양은 아무 곳도 다치지 않았고 그는 오른쪽 팔꿈치와 왼쪽 발목, 팔과 무릎에 찰과상만 입었다. 사고 직후 최 군은 근처에 있던 A양의 부모와 함께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다. A양은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현장 주변에 있던 시민 이모(46)씨가 최 군의 선행을 목격한 뒤 이름과 학교를 확인했고 경일대에 최 군의 선행을 알렸다.

이 씨는 “알리지 않으면 선한 행동이 조용히 지나갈 것 같아 학교로 제보하게 됐다”며 “아무나 할 수 없는 행동인 만큼 학생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삶에 큰 영양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군은 “아이가 맞은편 길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몸을 던졌다”며 “아이 엄마와 운전자분도 많이 놀랐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스러웠다. 올 여름방학에 운전면허증을 딸 예정이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시험에 임하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경일대 정현태 총장은 “누구나 생각은 할 수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행동이기에 최재호 학생이 참으로 대견하다”며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멋있는 청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경일대는 22일 최 군에게 선행상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