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울리며 뒤쫓던 구급차, 휴게소서 간식 사” 황당 사연

입력 2023-06-22 14:58
휴게소 주차장에 멈춰있는 사설 구급차. 보배드림 캡처

사이렌을 울리며 따라오는 구급차에 길을 양보했더니 구급차 운전자가 휴게소에서 간식을 사 나오는 모습을 봤다는 한 차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차주는 구급차 운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설 앰뷸런스 양보해줬더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고속도로에서 터널을 지나는데 구급차가 뒤에서 경광등을 번쩍거리고 사이렌을 울리며 제차 뒤에서 바짝 따라왔다”며 “급한 환자가 있는 줄 알고 옆으로 빠져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 “휴게소에 들렸는데 (비켜줬던 구급차 운전자가) 혼자 내리더니 천천히 걸어 들어가 간식을 사 들고 나오더라”면서 황당해했다.

그는 “(구급차 운전자가) 이 글을 보고 반성했으면 좋겠다”면서 “(해당 운전자도 소식을 들을 수 있게) 이 글에 많은 ‘추천’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반성문 안 올라오면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구급차 운전자에게 엄포를 놓았다.

A씨는 네티즌들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튿날 추가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지어낸 말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다”면서 “블랙박스 영상을 휴대폰으로 찍은 거라 화질이 좋지 않고, 다음 프레임 넘어갈 때마다 잠깐씩 끊기니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주차하고 태연히 걸어가는 (구급차 운전자) 모습은 초상권보호차원에서 편집했다”고 밝혔다.


사이렌을 울리며 따라오는 구급차에게 터널에서 길을 양보해주는 차주의 모습(윗 사진)과 해당 구급차가 휴게소에 멈춰 있는 모습. 보배드림 캡처

영상을 보면 A씨는 2개 차로인 고속도로 터널에서 운전 중 경광등을 켜고 큰소리로 사이렌을 울리는 구급차에 차로를 양보한다. 구급차는 A씨 차량을 앞질러 빠르게 지나간다.

이후 A씨가 한 휴게소로 진입하자 앞서 양보한 구급차가 휴게소 주차장에 서 있다. A씨가 이를 발견하고 그 옆에 주차해 운전자가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추정된다.

네티즌들은 “급한 줄 알고 양보해줬더니 이러니 사설 구급차를 불신하게 되는 거다” “저래서 진짜 급한 구급차도 색안경을 끼고 본다” 등 함께 분통을 터뜨렸다.

한 네티즌은 “속아서 억울하겠지만 실제로 위급 환자가 있을 수 있으니 구급차는 계속 양보해달라”고 당부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구급차라 하더라도 본래의 긴급한 용도로 운행하지 않는 경우 경광등이나 사이렌을 작동하면 안 된다. 이를 어기면 20만원 이하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