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소금 사재기 비과학·비상식적…괴담 세력 있다”

입력 2023-06-22 13:56 수정 2023-06-22 15:10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2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도지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심화되는 소금 사재기 현상에 대해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지사는 22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와 천일염의 제조 과정 사이에 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된다고 해도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에서 햇볕에 의해 삼중수소가 물과 함께 공기중으로 증발한다”며 “상식적으로 봐도 천일염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기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괴담 수준으로 이야기하는 세력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해도 해류가 남태평양으로 흐르는 점,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들은 이미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는 점 등을 예로 들며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쓰레기들이 발견되는데, 일본 것은 우리나라에서 발견이 안된다. 해류는 그렇게 흐른다”며 “원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오염수를 배출하는데 중국이나 우리나라도 방출하고 있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정치적인 해법으로 풀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김 지사는 “이 논란이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진영논리에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과거 사드 배치 때엔 엄청난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광우병 논란 당시에도 뇌에 구멍이 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런 피해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됐는데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수산물 수입규제는 엄격하게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염수 방류 이후 소금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정부 차원의 검증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수산물 수입규제 문제는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3년이고 4년이고 풀지 말아야 한다”며 “오염수 등이 인체에 끼치는 문제가 없는지 국가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서해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보당 충남도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가 오염수 방류를 수수방관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도당은 “정부와 도지사가 왜 오염수를 버리려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외교적인 문제라 김 지사가 뭔가 반응하기 어려운 것은 안다. 하지만 정부가 계속 저런 태도라면 국민 여론을 근거로 지자체가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남은 6개 시·군이 서해안과 인접해 있고 어업종사자의 수도 전국 상위권”이라며 “도지사도 오염수 투기 문제에 입장을 내고 저지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